TⓞⓝⓖCⓐⓢT :: '무한도전' 8주년, '이별'이란 상상할 수 없다

'무한도전' 8주년, '이별'이란 상상할 수 없다

 

[TV리포트=손효정 기자]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특집에서 나온 마지막 곡 '서른즈음에'의 한 구절이다.


우리는 이처럼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얘기를 하고 있는 '무한도전'은 항상 그자리에 있었다. 하루 이틀의 세월이 아닌, 8년동안 말이다.


28일 8주년을 맞은 '무한도전'에서는 '뮤지컬 무한상사' 편이 방송 됐다. '무도'의 멤버들은 유재석 부장, 박명수 차장, 정준하 과장, 정형돈 대리, 노홍철 사원, 하하 사원, 길 사원으로 각각 분해 호연을 펼쳤다.


이날 유재석 부장은 사장으로부터 정리해고 대상을 선택하라는 결정을 받고 고심에 빠졌다. 결전의 순간, 멤버들이 영화 '레미제라블'의 OST 'One Day More'를 패러디한 '내일로'를 합창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약 4분 여의 짧은 순간이지만, 각 사원들의 애환이 절절하게 담겼다.


결국 유재석 부장은 정준하 과장을 선택했다. 정 과장은 매일 지각에 일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인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러나 유재석 부장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고, 정준하는 슬픔을 안고 회사를 떠났다. 10년 간 몸담은 회사이지만, '정리해고'라는 지시에 한 순간에 직장을 잃게 된 것이다.


이처럼 '무한상사'는 현실을 대변했다. 많은 시청자들은 나의 이야기, 혹은 부모님의 이야기라며 공감하며 함께 울고 웃었다.


그렇다면 '무한도전'이 8주년을 맞은 때 '무한상사'라는 콩트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도 '정리해고'라는 묵직한 주제를 가지고 말이다. 일각에서는 김태호 PD가 '무한상사'를 통해 지난해 있었던 MBC 파업과 장수 프로그램 '놀러와'의 종영을 풍자한 것이 아닌가라고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도 파업이라는 힘든 순간에도, 위기의 순간에도 8년 동안 함께해준 멤버들과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표한 것이 아닐까.


'무한도전'은 그동안 8년의 세월을 걸어오면서 조금씩 성장하며, '예능계의 전설'로 자리잡았다. '무한상사'만 보더라도 꽁트지만, 그 안에 현실, 드라마, 재미의 요소가 모두 녹아 있다. 하지만 현재 '무한도전'이 위기를 맞았다는 평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무한도전'에도 정 과장처럼 어느날 갑자기, 위기의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그것이 현실이라는 점을 '무한도전'은 꼬집고 있다.


역설적인 면도 있다. 현실을 풍자한 '무한상사'에서는 정준하 과장이 홀로 떠났지만, '무한도전' 내에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무한도전'에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7명의 멤버들이 함께 가야 진정한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이 현재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던 것은 멤버들과 스태프들의 합심 덕분이었다.


'무한도전'에도 언젠가는 이별의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은, 어느날 갑자기가 아닌 모두가 박수칠 때 고개가 끄덕여질 때가 되어서야 가능할 것이다. 어찌됐든, 현재로서는 그 순간을 상상하기란 어렵다. 다른 것이 아닌, '무한도전'과 멤버들의 진화가 그러한 생각이 들게끔하고 있다.



사진=MBC '무한도전' 화면 캡처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