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T :: KT 와이브로 '헐값 논란'…싸게 팔아도 문제?

KT 와이브로 '헐값 논란'…싸게 팔아도 문제?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KT가 3세대(3G) 스마트폰 요금제 사용자들이 와이브로를 결합 사용할 경우 최대 75%에 달하는 할인율을 제공하고 나서며 방송통신위원회 및 통신 업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너무 싸게 서비스 한다는 지적이다.

KT는 월 5만5000원 이상 스마트폰 요금제 사용자에게 월 1만9800원에 제공되는 와이브로 30기가바이트(GB) 서비스를 75% 할인해 5000원에 제공한다. 5만5000원 미만 스마트폰 요금제 사용자에게는 50% 할인한 월 1만원에 30GB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3G 데이터가 제공되긴 하지만 와이브로는 에그(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로 바꿔주는 기기)를 이용해 노트북, PMP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어 효용성이 높다.

이미 와이브로 전국망을 구축한 KT는 와이브로를 통해 경쟁사의 LTE 서비스에 맞대응한다는 전략이다. 3G 망으로 집중되고 있는 데이터 트래픽을 분산시키는 한편 LTE와 동일한 4G 표준 기술 중 하나인 와이브로를 통해 LTE 상용 서비스에 늦었다는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KT 관계자는 "와이브로는 LTE와 동일한 4G 통신 기술"이라며 "최근 HTC에서 전용 단말기가 출시되고 삼성전자도 관련 단말기 개발에 나선 만큼 향후 와이브로 역시 LTE와 함께 사용층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LTE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월 3만원데에 5기가바이트(GB)의 용량을 제공하는데 반해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KT가 월 5000원의 추가 요금에 와이브로 30GB의 용량을 제공한 점은 헐값 논란이 일수 밖에 없다.

1GB의 용량을 기준으로 할때 LTE는 6000원선, 와이브로는 200~400원 선에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30GB 용량은 대용량 파일을 다운로드 받지 않는 경우 한달 내내 써도 다 못 쓸 정도다. 사실상 월 5000~1만원에 와이브로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셈이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와이브로 사용자가 적다보니 5000원만 더 내면 30GB라는 헐값 결합 서비스가 나올 수 있었지만 향후 LTE로 4G 통신이 본격화 될 경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LTE 대응이 늦은 KT가 와이브로 가격을 헐값으로 내려 경쟁사들을 공격하고 나선 모양새"라고 말했다.

방통위도 이 같은 문제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통신요금 인하와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해 요금인하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자칫하면 출혈경쟁, 덤핑 논란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헐값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와이브로는 통신 3사가 모두 LTE 상용 서비스에 나서는 올해 말이면 설자리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SKT는 현재 2세대(2G)망과 3G망, 4G에서 LTE와 와이브로 망을 모두 서비스 중이다. 2G 서비스 종료시점도 아직 정하지 못해 수년간은 4가지 망을 모두 운영해야 한다.

KT 역시 SKT와 동일한 4개의 망을 운영하고 있다. 2G망을 곧 폐지할 계획이지만 그래도 3가지 망을 계속 운영해야 해 부담이 크다. 4G 이동통신 서비스를 위해 두가지 망을 모두 운영해야 해 중복투자 문제도 종종 거론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와이브로에 대한 관심도 커졌지만 LTE가 본격화되면 와이브로에 대한 수요 역시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며 "주무부처인 방통위 역시 4G 통신의 복수 표준으로 LTE와 와이브로를 모두 끌고 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 와이브로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