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T :: ‘천일’ 수애 이기적 연기력, 몰상식 캐릭터에 설득력 입히다

‘천일’ 수애 이기적 연기력, 몰상식 캐릭터에 설득력 입히다


수애의 연기력이 몰상식한 캐릭터에 설득력을 입혔다.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수애가 연기하는 이서연이라는 캐릭터는 표면적인 것들만 살핀다면 분명 얄밉고 짜증나는 역할이다. 남의 남자를 뺏은 여자고, 병에 걸렸다고 하지만 이랬다 저랬다 제멋대로에 감정기복도 심하다. 그 뿐인가.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잡혀 걸핏하면 생트집을 잡기 일쑤다.

그런데 밉지 않다. 오히려 가슴 한켠이 애잔하다. 주변 사람마저 보이지 않게 만드는 수애의 이기적인 연기력 덕분이다.

12월 19일 방송된 '천일의 약속' 19회분에서도 수애의 연기력은 돋보였다. 그토록 원했던 아이를 낳았지만 떨어뜨릴까, 혹은 환상으로 아이를 위험하게 만들진 않을까 걱정하는 엄마의 모습을 수애는 소름돋도록 완벽하게 소화하며 눈물을 자아냈다.

병의 증상이 악화될 수록 서연의 눈빛도 생기를 잃는다. 기계적으로 지형(김래원 분)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감정없이 "미안합니다"를 내뱉는다. 생기있고 총기 넘치던 이전의 모습은 찾아 보기 힘들다.

유일하게 눈빛이 살아날 때는 주변사람에게 상처주는 말을 할 때다. 간밤에 창문을 열고 의자에 올라간 서연의 안전을 위해 베란다 창문을 막는 지형에게 "감옥을 만옥을 만드냐"며 악을 쓰는가 하면 끔찍히 생각했던 동생에게도 "가르치려 든다"며 화를 낸다.

이상행동도 서슴치 않는다. 물이 가득 찬 욕조에 옷을 입고 들어가 있다가 젖은 상태로 침대에 눕는다. 냉장고에 있던 카레를 데우지도 않고 손으로 허겁지겁 부어 먹는다.

종잡을 수 없다. 주변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전형적인 민폐형 캐릭터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수애의 연기력이 캐릭터에 설득력을 불어넣는다.

서연의 행동은 심하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행위 자체의 당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는 보기 힘들다. 못된 말을 속사포처럼 던져도 비판하는 이가 없다. 그럴 수 있다고 여긴다. 수애의 연기력 덕분이다.

방송 직 후 시청자들은 수애의 연기를 보며 "소름돋고 폭풍눈물 흘렸다. 너무 연기 잘한다"고 하는가 하면 "수애의 모습이 무섭다. 최고의 연기력이다."며 칭찬했다.

현재 수애는 한석규 박신양 전광렬과 함께 SBS 연기대상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뉴스엔 김소연 인턴 기자 s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