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T :: '사랑비' 윤아, '가을동화' 송혜교+'겨울연가' 배용준?

'사랑비' 윤아, '가을동화' 송혜교+'겨울연가' 배용준?

[enews24 고홍주 기자] KBS2 월화극 '사랑비'가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현 캐릭터에 전작들의 여운을 남기는 윤석호 PD의 남다른 고집이다. 바로 소녀시대 윤아가 맡은 김윤희, 그리고 정하나라는 캐릭터를 통해서다.

송혜교와 노란우산, 그리고 송승헌과 갯배. KBS2 드라마 '가을동화'의 명장면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이 장면을 언급할 것이다. 이 한 장면으로 실제 촬영지인 강원도 속초 아바이 마을은 관광명소가 됐다. 그만큼 당시 노란 우산 속 송혜교는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윤석호 PD는 영상의 대가로 우뚝 섰다.


그리고 12년 뒤, 송혜교의 노란 우산은 윤아의 손으로 바통터치가 됐다. 지난달 26일 '사랑비'가 첫 전파를 탄 가운데 이날 방송에서는 서인하(장근석)와 김윤희(윤아)의 운명적이고도 가슴 떨리는 첫 만남이 그려졌다. 특히 시선을 집중시켰던 장면은 갑자기 쏟아진 폭우 속에서 인하가 윤희를 위해 우산을 구해오는 모습이었다. 휘몰아치는 폭우 속에서 두 사람이 우산 속에 함께 자리한 장면은 두 사람의 운명과도 같은 사랑을 예고하는 대목이었다.

이는 12년 전 윤석호 PD가 연출했던 드라마 '가을동화'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당시 이 드라마에서 갯배를 탄 은서(송혜교)와 준서(송승헌)가 교차하는 영상은 두 사람의 슬프고도 운명적인 사랑을 예고했다. 특히 당시 노란 우산을 들고 있던 은서, 즉 송혜교의 모습은 배경인 갯배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생동감 넘치는 영상미를 구현해 냈다는 평가로 이어진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윤석호 PD는 '겨울연가'에서 남겼던 강렬한 인상 또한 '사랑비'로 옮겨왔다. 이 또한 소녀시대 윤아를 통해서다. 하지만 이번에는 2012년으로 시대가 바껴 정하나라는 캐릭터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9일 방송되는 5회 분에서는 아름다운 홋카이도의 설경을 배경으로 마성의 포토그래퍼 서준(장근석)과 상큼발랄 긍정 소녀 정하나(윤아)의 뜨거운 온천 데이트가 그려진다. 현지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이 온천 안에 단 둘이 있게 되면서 미묘한 감정을 공유하는 가슴 설레는 장면이다.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온천 안에 있는 하나의 패션 스타일이다. 목도리를 착용한 자체며 매듭을 착용한 방식이 지난 2002년 한류 열풍을 이끌었던 드라마 '겨울연가' 속 배용준의 스타일을 연상케 하는 이유에서다. 배용준이 당시 드라마에서 착용한 목도리는 일명 '배용준 목도리'라는 아이템으로 트렌드를 선도한 바 있다.

'사랑비'의 윤아에게서 '가을동화'와 '겨울연가'의 여운이 남는 것은 사실 윤석호 PD의 연출적인 특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윤석호 PD는 영상의 미학을 추구하는 연출가이다. 한 폭의 그림을 화면에 담기 위해 세세한 것까지 놓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물론,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재현하고자 하는 가슴 깊은 열망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진=KBS 화면캡처

고홍주 기자 falcon12@cj.net